싱가포르에서의 삶

SeongUg Steve Jung
8 min readDec 10,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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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 일하게 된 이후로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났을 때 많은 사람들이 저에게 거기의 삶은 어떠세요? 질문을 가장 많이 듣게 됩니다.

이 질문에는 여러가지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데 하나씩 꺼내보도록 하겠습니다.


  1. 싱가포르의 집은 굉장히 비싼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곳은 영주권 이상부터 집 구매가 가능하고 시민권자가 아니면 일반적인 부동산 가격이 서울 도심권에서 집을 구매한다고 생각하면 될 정도로 높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초기에 정착하는 대다수의 사람들은 월세로 지내기 때문에 렌트 위주로 얘기하겠습니다.

    싱가포르는 부동산의 렌트가 내국인들의 수입원 중 하나이기 때문에 부동산 사업 매우 활성화 되어 있습니다.
    99.co , propertyguru.com.sg (한국의 다방, 직방) 을 통해 쉽게 부동산 에이전시와 연락 하고 거래할 수 있습니다. 다운타운에서 지하철로 15분~20분 거리에 있는 곳을 기준으로 했을 때 집 렌트는 250만원++, 룸렌트는 60만원++ 로 형성이 되어 있습니다.
    보통 부동산 중개 수수료 명목으로 월세의 50% 또는 100% 를 지불하며 보증금으로 월세의 100% ~ 200% 를 요구합니다. 첫달은 월세의 2~3배 정도를 지불할 수 있습니다.

    싱가포르는 법적으로 3개월(민영)/6개월(국영) 이상의 렌트 계약만 가능하며 이를 못 채우고 출국하더라도 남은 계약기간의 월세를 지불하지 않으면 최악의 경우 싱가포르에 입국이 거절 될 수 있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이로 인해 호텔 등 전문 숙박업소가 아닌 일반 가정의 모든 Airbnb 숙박은 불법으로 규정되어 있으니 유의 하셔야 합니다. 반대로 월세 계약시 국가로부터 인증서를 받을 수 있으며 계약기간에는 안정적으로 집을 렌트할 수 있습니다.
  2. 생활비
    크게 식사, 이동, 생필품 비용으로 나누어 보겠습니다.
    식사는 대다수의 직장인 호커센터라 부르는 푸드코드를 이용하며 다운타운 일대는 3500원 ~ 8000원 사이의 가격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외곽지역으로 가면 2500원 부터 시작하기도 합니다. 다만 지붕과 문이 있는 식당은 대개 1만원부터 음식값이 시작하고 대다수의 한국 식당은 이런 형태를 지니고 있습니다. 싱글로 오신다면 호커센터를 이용하는 비용이 직접 요리하는 것보다 훨씬 더 저렴하기 때문에 음식을 사먹는게 일반적인 문화입니다.

    대중 교통수단은 지하철과 버스가 있으며 가격은 기본요금이 600원으로 형성되어 있고 거리마다 차감되는 형태입니다. 대중교통의 최대 요금은 1700원 정도입니다.

    생필품의 비용은 한국에서의 비용보다 저렴하거나 비슷한 수준입니다.
  3. 음식
    다양한 인종이 사는 만큼 다양한 동남아 국가의 음식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말레이, 인도네시아, 인도, 태국, 베트남 등등 다양한 음식을 경험할 수 있으며 호커센터에는 저렴하게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다운타운 지역은 한국식당이 꽤 많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습니다.
  4. 인종
    싱가포르는 말레이시아로부터 독립한 나라이기 때문에 말레이시아 인종이 꽤 많이 있지만 국가의 주류를 형성하는 인종은 중국계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말레이시아, 인도, 인도네시아와 같은 주변국가들 사람들을 많이 만나 볼 수 있고 유럽계열 사람들도 쉽게 만나볼 수 있습니다. 아시안이 주력인 지역이기 때문에 인종차별은 없으며 오히려 한국인은 한류의 영향을 관심의 대상입니다.
  5. 언어
    인종이 다양하기 때문에 굉장히 많은 언어를 들을 수 있습니다만 제 1언어는 영어입니다. 하지만 싱글리쉬로 불릴 만큼 그 억양이 매우 독특한데 이는 중국어와 말레이시아의 영향이 큰 것이라고 합니다. 국가에서는 초중고등학교에서 교육을 금지하지만 싱글리쉬는 국민들이 스스로를 대표하는 정체성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배우면 매우 재미있습니다.) 그 다음은 중국어가 굉장히 흔하게 들리는데 현지인들의 말로는 정식 중국어가 아니며 영어 교육 탓에 영어와 섞어쓰는 중국어를 구사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꽤 많은 사람들이 영어를 안 쓸 정도로 중국어가 널리 통용되고 있습니다. 그외에 출신국가에서 쓰는 언어를 쓰는데 말레어, 인니어, 타밀어 등등 다양한 언어를 쓰는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6. 비자
    근로자의 비자는 크게 4종류가 있습니다.
    EP, SP, WP 그리고 자가 스폰 비자.
    자가 스폰 비자는 고액 연봉자들이 스스로를 스폰하는 비자이며 최소 SG$18000 의 소득이 있어야만 가능합니다.
    Employment Pass (EP) 는 최소 SG$3600 이상의 월급을 받는 전문직 근로자를 대상으로 하며 이는 1년차 신입을 기준으로 하고 경력과 학력에 따라서 더 높은 기준을 가지고 있습니다.
    SP 는 EP 보다는 적은 급여를 받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비자입니다.
    Work Permit (WP) 는 단순 노동자 (건설업, 서비스업, 제조업계 등)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위한 비자 입니다.

    그외에도 워킹홀리데이 비자도 있으나 영어권 대학을 재학/졸업한 25세 이하이기 때문에 한국인은 해당사항이 없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외에 EP의 가족분들은 Long Term Visa Pass (LTVP) 라 부르는 근로는 할 수 없는 비자를 받을 수 있습니다. (근로를 위해서는 위에서 말한 비자로 전환해야 합니다.)
    EP/SP 소지자는 DP 라는 배우자와 자녀를 함께 데려올 수 있으나 월 5천불 이상의 소득을 증빙해야만 가능합니다. LTVP 와의 차이는 비자 발급처가 다르며 노동 가능 비자입니다.
  7. 영주권
    싱가포르의 영주권은 시민권/영주권자와 결혼했거나 EP/SP 소지자 가 신청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명시적인 제약은 위와 같으나 비공식적인 평가항목들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루머 중 대표적인 이야기가 출신 국가별로 영주권 큐가 있다거나 출신 국가 영주권자가 시민권자로 전환하는 비율과 세금의 납부 횟수 등을 비교해서 발급승인 여부가 결정된다고 합니다. 한국인은 시민권 전환율이 낮은 편이라 3회 정도의 세금을 납부해야 영주권을 취득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8. 세금
    싱가포르는 세금이 낮은 편에 속하며 소득세를 제외한 세금 항목이 없기 때문에 근로자에게는 매우 큰 매력으로 다가옵니다. 세금은 기본 세금 + 구간별 증액에 따른 세금으로 나뉩니다.
    월 1만불을 기준으로 6% 내외의 세금을 내게 됩니다. 증액분 최대 세금 15%이며 월 1.3만불 소득일시 총 8.7% 가량의 세금을 내게 됩니다. 구간별 세금 계산이 다르기 때문에 자세한 소득세 사항은 링크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간편하게 계산할 수 있는 엑셀시트를 정부에서 배포하기 때문에 본인이 생각하는 연봉을 넣으면 알아서 계산이 되어 가늠할 수 있습니다.)
    2018년 부터 기본 세금 14% + 증액분에 대한 최대 세금이 22%로 증가하였으나 이 구간은 소득 3억 이상부터 입니다.
    이번에 포스팅 쓰면서 세금 계산을 다시 알게 되어 기존에 알던 세금보다 좀 더 낮아졌네요.
  9. 기업 문화
    제가 경험한 곳의 문화는 상상 할 수 있는 외국의 문화와 매우 유사합니다. 개인 업무 위주이며 성과와 목표 지향형 방식을 추구합니다. 모든 데이터에 의한 통계적 논리적 의사결정을 중요시 하기 때문에 사내에서 데이터를 매우 중시하는 문화를 가지고 있습니다.

    휴가는 별도의 협의는 없어도 되나 저는 스케쥴링 차원에서 사전에 매니저에게 통보를 합니다. 병가는 병원에서 발급하는 진단서를 참조하면 허용하는 범위에서 언제든 가능합니다. 병가를 내지 않아도 될 정도면 대개 경우 Work at Home 으로 리모트 근무를 하는 편입니다.

    휴가를 갈 때 사전에 협의를 하면 휴가 전후로 리모트 근무가 가능하기 때문에 많은 직원들이 길게는 3주 정도 안 보이기도 합니다. 제가 처음 출근했을 때도 제 매니저는 리모트 근무 & 휴가로 2주 자리를 비웠으며 유럽에서 온 많은 동료들이 그렇게 장기로 자리를 비우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하지만 위에서 말했듯이 성과 지향 업무 형태이기 때문에 팀원들은 모두가 서로의 업무 과정을 모니터 할 수 있어서 리모트라 할지라도 쉽사리 치팅할 수 있진 않습니다. 특히 담당 Task 가 없으면 순식간에 매니저가 눈치 채고 업무를 할당해줍니다.

    테크 방면으로는 실리콘 밸리에서 주목받는 기술이 나오면 얼마지나지 않아 약간의 토론 후 도입을 결정 지을 정도로 Super Fast Follow 성향을 띄고 있습니다. 무서운 건 그 기술에 대해 누가 먼저 말을 하지 않아도 각자 학습을 하여 말을 꺼내면 모두가 토론을 합니다.

    업무 시간은 8–5, 9–6, 10–7 등을 지향하며 싱가포르 로컬 회사라면 정시퇴근을 합니다. 개인의 삶을 매우 중시 하기 때문에 회식문화는 없으나 간혹 금요일에 이른 퇴근을 하여 다 같이 술 한 잔 하기도 합니다. (정말 딱 1잔만 마십니다.) 일반 술집의 음식이나 술은 비싼 편이기 때문에 작정하고 마실 때는 주말에 다 같이 바베큐 파티를 하기도 합니다.

    퇴사/해고가 쉬운데 보통 1~2달 통보 기간을 줍니다. 통보기간에도 월급은 지급하기 되나 업무에선 자유로워지기 때문에 이 기간에 면접을 봐서 이직을 한다고 합니다.
  10. 주요 산업
    잘 알려진 산업은 금융이며 최근에 핀테크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제시가 되어 코워킹 스페이스에서 핀테크를 하는 스타트업을 쉽게 만날 수 있습니다. 또한 한국보다 더 IT 친화적인 나라라서 어렵지 않게 IT 스타트업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그외에도 잘 알려지지 않은 제조업등이 있으며 동서양의 물류가 지나는 곳이라 무역관련 산업도 발달되어 있습니다. 이외에도 다양한 회사의 APEC 지사들이 모여 있는 곳인데 어렵지 않게 Facebook, Netflix, Skyscanner, Strip, Uber, Google 등 글로벌 기업 근로자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11. 급여
    싱가포르는 1억 이상의 기본급을 받는 사람을 쉽게 만날 수 있습니다. 주거 비용이 높기 때문에 이에 합당한 급여를 제공해준다고 받아들이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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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roid Developer, Google Developers Exper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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